“좋은 교사가 되려면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요?”라는 질문
출처: https://blog.naver.com/jjl0909/223605451726
교과 내용을 왜 다루어야 하는지 자신만의 이유를 찾으며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교육과정에 제시된 성취기준을 참고할 수는 있겠으나 교육과정과 교과서에 제시된 학습 목적, 목표와 별개로 교사로서 해당 교과 내용이 왜 학교교육 맥락에서 꼭 다루어져야 하는가에 대한 잠재적인 답을 찾지 못한다면, 학습자들 또한 질적인 학습 경험을 구축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산업화 시대의 학교에서는 지식이 탈맥락적으로 파편화되어 있더라도 교육평가가 구조화하는 지식의 획득과 연습에 의한 기능의 자동화 자체가 학습자의 동기 유발의 원천이나 학습 목표가 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탈산업화 사회에서는 상급학교로의 진학이 수단이 되는 학습이 아닌 삶의 경로를 정의하는 학습 능력의 학습이 요구되는 만큼 총체적인 맥락을 구성함으로써 학습자들이 정해진 목표의 달성에서 벗어나 가능한 의미의 창발적 탐색과 실천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학창 시절 주어진 공부에 매여 교과 내용에만 몰두하였기에 해당 내용을 학습해야 하는 까닭을 깊이 고민하지 않았고 새로운 것을 탐색하고 사유하는 과정만을 즐겼습니다. 그러던 중 같은 내용을 배우더라도 사람마다 부여하는 가치와 중요도에 차이가 있음을 깨닫게 되었고, 교육 실습 기간에 중학생을 대상으로 국어의 품사 단원을 맡게 되면서 스스로의 학습 과정을 성찰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학습 행위의 본질에 대해 생각해보는 기회를 가지며 자율적인 의미 탐색 및 부여의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고, 문학 시간에 제망매가와 같은 고전 시가를 왜 배워야 하는지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이와 같은 원칙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문학 수업을 통해 '노래'가 갖는 시대를 초월하는 특징들을 직접 비교해 보고 오늘날의 문학과 예술, 사회와 문화를 이루는 요소들을 거리를 둔 상태에서 바라봄으로써, 당연하게만 여겼던 '지금, 여기'를 이루는 '필연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게 하는 힘을 갖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언어 예술을 통해 사회, 문화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과정에서 보다 폭넓은 인간관, 세계관을 구축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학교교육의 역할이 타율적, 타성적 세계관에서 벗어나 학습자 스스로 자신의 학습 경험을 주체적으로 검토, 관리하는 학습 역량을 함양하는 것이라면 국어 교과는 익숙한 것을 낯선 것으로, 낯선 것을 익숙한 것으로 바꾸어 보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구조 접속의 가능성을 높이는 데 이바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의미를 탐색하고 부여하는 과정에 공을 들이게 된다면 학생들이 동일한 시공간을 공유하면서도 나름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 학습 경험을 설계할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하며 이는 자연스럽게 적절한 교수·학습 방법과 평가 계획을 마련하기 위한 실천적 노력과도 연결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체제적 교수 설계의 원리가 시사하듯 의미, 목표를 찾기 위한 교사의 노력은 내용 제시 방법, 활동의 방향, 평가의 내용 사이의 일관성을 강화하는 데 정적 영향을 줄 것이며, 이는 학생들의 만족감, 자율성, 유능감을 향상하여 학습 효능감을 신장하게 될 것입니다. 탈산업화 사회의 학교 교사의 역할이 학습 능력의 신장을 돕는 것이라면, 좋은 교사 되기는 이처럼 각자의 의미와 이유를 발견하도록 돕는 데서 시작할 수 있으리라 짐작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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